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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가깝고도 먼 이웃, 중국으로 가는 길

작성자  조회수3,903 등록일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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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히스토리

 

가깝고도 먼 이웃

중국으로 가는 길

 

충남 서산 대산

 

현대오일뱅크 전경 (출처: 서산시청)

 

 

우리나라는 1992년 공식 수교 이후 상이한 정치·안보 체제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 왔습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의 전략적인 외교정책을 바탕으로 경제 교류에 힘쓴 결과 중국은 이제 미국과 유럽을 훌쩍 뛰어넘는 한국의 최대 무역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차이나머니를 앞세운 팽창주의와 홍콩·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문제 등으로 중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지만,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교역국이자 우호적인 협력관계 회복이 시급한 파트너 국가입니다. 충남 서산의 대산산업단지는 이렇게 지난 30여 년 간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사이로 서로 밀고 끌며 동북아를 넘어 세계적 강국으로 동반성장 해 온 한-중 양국의 발전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 현대오일뱅크 대산석유화학공단 전경 (출처: 서산시청)

(하) 한화토탈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 (출처: 서산시청)

 

 

대산은 울산·여수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 중 하나입니다. 특이한 점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 먼저 개발을 주도했다는 점입니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인 1988년, 오랜 폐쇄와 단절에서 벗어나 대외개방에 나선 중국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중국과 최단거리(372km)인 대산항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부지 조성에 나섰고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의 육성 노력이 더해지게 되었지요.

 

대산산업단지는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중국 동남부 해안을 따라 대도시와 산업벨트가 형성되며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수요가 치솟기 시작했고, 이에 필요한 석유화학 제품과 아스팔트를 공급하며 대산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의 물동량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습니다. 지속적인 생산량 증가와 품목 다변화에 따라 수출 대상도 중국을 비롯해 홍콩·대만·필리핀·싱가포르·인도네시아·미국·호주·뉴질랜드 등 60여 개 국가로 확대되었습니다. 이 시기 화학연 역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생산기술과 석유화학산업 기술자립의 필수요소인 촉매 개발 등을 통해 대산을 비롯한 국내 주요 석유화학산업단지의 수출 경쟁력 확보에 많은 기여를 했는데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의무와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중국의 성장구조 전환 등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 속에 울산·여수와 함께 대한민국 석유화학산업 발전의 일익을 담당해온 대산산업단지의 움직임에도 최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존의 석유화학산업 인프라를 활용해 탄소저감형 원료와 부생수소 생산 같은 친환경 신사업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이지요.

 

 

화학연 기술이전 메탄올 실증 플랜트

 

탄소중립 시대의 혁신기술 개발을 견인하고 있는 화학연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대산산업단지의 체질개선 행보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폐폴리스타이렌(스티로폼) 재활용 관련 촉매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현재 대산산업단지의 주요 기업인 롯데케미칼에 기술 이전되어 실증화와 사업화를 위한 공동연구가 한창인데요. 롯데케미칼은 그린수소 생태계 구축의 열쇠가 될 화학연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 촉매’ 기술의 실증과 상용화를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 에코프로 등과 함께 개발해 온 청정연료 메탄올 생산 기술은 이제 상용화 착수를 위한 기술 이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화학연과 현대오일뱅크, 에코프로 등은 2012년부터 부생가스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으로 메탄올을 생산하는 저비용·고효율 메탄올 제조 플랜트의 실증을 추진했는데요. 하루 10톤 규모의 안정적인 메탄올 생산에 성공하여 순수 국산 기술의 상용화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습니다.

 

혁신적인 탄소중립 기술 개발을 향한 화학연의 여정이 떠오르는 경제대국 중국과 최단거리라는 지리적 이점을 발판으로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산업 수출기지 중 하나로 도약한 대산산업단지의 저탄소 화학산업 전환이란 새로운 도전에도 큰 힘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