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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검은 보물 ‘음극재’ 삼각편대가 뜬다

작성자  조회수844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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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검은 보물
‘음극재’ 삼각편대가 뜬다

(주)스마트코리아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 보다 높은 용량과 안전성의 차세대 이차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 경쟁이 뜨겁습니다.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나라 역시 국가의 명운을 걸었다고 할 만큼 더욱 혁신적인 이차전지 기술 개발에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특히 이차전지의 용량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음극재’ 시장에 대규모 지각 변동을 불러올 화학연의 혁신기술이 바야흐로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이차전지 산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미래 소재 패러다임 ‘탄소 소재'

 

중이온가속기 라온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지구로 국내외 첨단기술벤처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는 대전의 둔곡산업단지. 이곳에 위치한 (주)스마트코리아에서는 요즘 화학연 임지선 박사팀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전도성·다공성 탄소 복합소재’를 하루 600kg씩 시험 생산하는 실증설비 가동이 한창입니다. 바로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의 검은 보물이 될 고용량 음극재의 핵심소재가 탄생하고 있는 현장이지요.

임지선 박사는 탄소 소재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탄소 소재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한데 10배 이상 강하고, 열팽창계수는 3분의 1 수준이지만 열전도도는 구리의 3배에 달하는 등 기존 소재들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는 독보적인 특성과 무궁무진한 적용 분야로 인해 미래의 소재 패러다임을 뒤바꿀 기대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탄소소재는 크게 인조흑연, 탄소섬유, 활성탄소, 카본블랙,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 6가지로 분류되는데요. 임 박사는 특히 일본과 미국 등의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던 인조흑연과 활성탄소의 국산화를 주도해온 연구자입니다. 전기와 열 전도성이 뛰어난 인조흑연은 이차전지 음극재와 스마트폰·컴퓨터·TV 등의 필수적인 방열소재로, 방대한 양의 기공과 넓은 비표면적을 자랑하는 활성탄소는 공기와 수질을 정화하는 고기능 흡착제와 고품질 단열재 등의 핵심원료로 사용되고 있지요. (주)스마트코리아의 장채원 대표와 임지선 박사가 처음 인연을 맺은 것도 바로 이 활성 탄소 덕분이었는데요.

 

 

장비 기업에서 소재 기업으로

 

2013년에 설립된 (주)스마트코리아는 실험 소모품과 실험 기기 수입 유통으로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당시 많은 양의 실험 기기들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는데요. 장 대표는 질적·양적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내 과학기술계의 동향 속에서 실험실 안전 환경을 개선하는 장비의 국산화에 주력하게 됩니다. 스마트코리아의 주요 제품인 안전 캐비넷 내부 순환 여과장치, 유해가스 정화 장치 등의 성능을 결정하는 소재는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활성탄소입니다. 기존에 국내에서 유통되던 활성탄소는 석탄, 야자열매 껍질 등의 원료로 만들어졌는데 대부분 수입품이고 불순물 함량도 높았습니다. 장 대표는 이런 단점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던 중 석유정제공정에서 발생하는 원유 찌꺼기를 이용해 고품질의 활성탄소 제조 기술을 개발한 임지선 박사의 연구에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과의 기술이전을 통해 현재와 같은 전도성·다공성 탄소 제조 기술력을 갖추게 되었는데요.

그 사이 계속해서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을 이용해 개발한 탄소 소재의 고부가가치화에 열중하고 있던 임지선 박사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주목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과 안전성 확보의 열쇠인 고용량 이차전지 음극재 개발에 주력한 끝에 전도성·다공성 탄소소재의 수많은 기공들 각각에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약 5배 이상의 용량에 해당하는 실리콘을 성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차전지의 새로운 비상

 

(좌) 화학연 임지선 박사 / (우) (주)스마트코리아 장채원 대표

 

임지선 박사팀은 서로 상충관계에 있는 이차전지 고용량화와 폭발사고 등의 안전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음극재 기술을 확보한 후 실험실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앞서 요소기술들을 이전한 동양환경(석유계 잔사유를 이용한 바인더 피치 제조기술), 에스제이신소재(실리콘계 음극재용 탄소소재 제조기술) 그리고 스마트코리아의 3개 기업 모두와 힘을 합쳐 보다 적극적으로 상용화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난해 7월, 마침내 화학연과 3개 기업이 공동으로 고용량 음극재 생산을 추진하는 업무협약에 서명하게 됩니다. 임지선 박사팀으로부터 각각 이전받은 기술과 소재들을 하나로 묶어 이차전지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만한 새로운 음극재 개발에 나서기로 결의한 것이지요. 이에 따라 스마트코리아는 실리콘의 부피팽창을 제어할 수 있는 구조의 다공성 탄소 지지체를, 동양환경이 코팅용 피치를 생산·공급하고 이를 에스제이신소재가 고용량·고안정성의 음극재로 최종 생산하는 역할을 나누어 맡게 되었습니다.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5~6배 이상의 용량과 함께 안정성 역시 30% 이상 우수한 이 새로운 이차전지 음극재는 현재 국내외 이차전지 제조사들의 뜨거운 러브콜 속에 차근차근 양산화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대규모 생산에 성공한다면 소재 국산화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고성능 음극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인데요.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드물었던 새로운 신소재 개발 협업 구조의 일원이 된 스마트코리아에도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향후 음극재 소재의 매출 비중이 전체 사업구조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험실 안전환경 개선 장비 기업에서 소재 전문 기업으로 완전한 탈바꿈이 전망되고 있는 것이지요. 화학연과 함께 이륙을 준비하는 스마트코리아-동양환경-에스제이신소재의 삼각편대가 대한민국의 주력산업 이차전지를 더 높은 비상으로 이끄는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