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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모에서 산업용 브러시까지 화학연 날개 단 로컬 강소기업

작성자전체관리자  조회수357 등록일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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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일비

* 일비는 ‘가까이에서 도움이 되는 존재’를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미세모에서 산업용 브러시까지

화학연 날개 단로컬 강소기업

 

 

 

 

(좌)한국화학연구원 정현교 책임 기술원 / (우)비비씨(주) 안재범 팀장

 

 

지난 2020년 9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견·중소기업들이 활약하는 코스닥 시장에 새로운 기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IT, BT 같은 첨단 기술 기반의 벤처기업들 가운데서 오랜 기간 생활용품을 생산해온 지방 기업이 상장에 성공한 것은 보기 드문 사례인 만큼 주식시장에서도 꽤 이례적인 관심을 모았지요. 20여 년 넘게 P&G, 콜게이트, 유니레버,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의 국내외 주요 생활용품 기업들에 덴탈케어 소재 미세모를 공급해온 비비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지역 강소기업에서 세계적인 소재기업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비비씨㈜는 각 분야의 세계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히든 챔피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시장은 70%의 점유율로 적수가 없고, 세계 칫솔모 시장에서도 7%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이지요. 2020~2021년 두 해에 걸쳐 370억 원 대의 매출로 최대의 실적을 거두며 사세 확장이 거듭되고 있는 이 회사는 기존의 주력 분야인 미세 칫솔모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사들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보건용 마스크의 핵심원료인 필터, 뷰티헬스케어 복합소재, 섬유제품 등으로 계속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데요. 

 

 

강기태 대표는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렌(PBT) 소재의 미세모 기술에 대한 오랜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기업 듀폰이 장악하고 있던 나일론모 중심의 국내 칫솔모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었다”며 “그간 쌓아온 미세모 가공 원천 기술과 원재료 및 완제품 생산 전반의 노하우가 여러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한 만큼 다양한 소재 분야의 전문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화학연은 지역 강소기업에서 세계적인 소재 전문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비비씨의 노력에 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화학연 중소기업지원실은 그간 다양한 국책 및 지자체 기업지원 과제의 기획과 운영을 통해 화학연의 기술 역량과 기업의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하는 데 주력해 왔는데요. 중소기업지원실의 산학연 협력사업 전문가 중 한 사람인 정현교 책임기술원은 KRICT 멤버십 기업인 비비씨가 추진 중이던 사업 영역 확대에 대전시 소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사업인 생생기업 해커톤 캠프사업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먼저 해당 과제로 사업 타당성을 분석한 뒤 후속과제를 통해 상용화 연구개발을 지원하자는 복안이었습니다. 

 

 

 

초정밀 브러시 사업화를 향해

 

 

 
 

이들이 주목한 새로운 사업 분야는 금속, 플라스틱, 세라믹 등 다양한 재질의 연마에 사용되는 산업용 필라멘트 제품이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기용 글라스를 연마하거나 표면의 평활도를 높이고 이물질을 닦아내는 정밀 브러시 개발이 주요 목표가 됐습니다. 비비씨가 이미 오랜 업력을 통해 필라멘트 구조설계, 필라멘트 압출·방사·가공 등 제조 공정 전반의 원천기술과 인프라를 고루 갖추고 있던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였습니다. 

 

 

이에 따라 정현교 책임기술원과 비비씨는 생생기업 해커톤 캠프사업의 지원을 활용해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협업에 들어갑니다. 비비씨가 보유한 필라멘트 압출·방사·가공과 첨가제 적용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의 나일론 브러시보다 물성과 가격 모두 경쟁력이 높은 신소재의 특성을 분석해 최적의 복합소재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연마제와 상용화제 개발에 나선 것이지요. 

 

또한 산업용 브러시 시장 분석과 특허 동향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와 함께 비비씨의 압출방사 공정과 신규 개발 중인 산업용 브러시의 또 다른 응용 분야를 발굴하기 위해 고성능 플라스틱, 수소, 이차전지 등의 첨단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조사도 병행됐는데요. 

 

 

 

중소기업이 살아야 화학산업이 산다

 

 

이렇게 약 1년간에 걸친 협업을 통해 산업용 브러시의 사업화 가능성과 방향성을 점검한 화학연과 비비씨는 현재 대전시와 화학연이 함께하는 정밀화학 기술협력사업에 선정되며 막바지 제품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더 큰 동력을 얻게 됐습니다. 비비씨는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화학연의 생분해성 소재 및 기능화제 연구 성과를 이용해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에 대응하는 친환경 필라멘트 개발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요. 

 

 

한편 화학연은 국내 유일의 화학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연구개발 성과의 산업현장 보급과 전문인력 양성에 앞장서며 화학 산업이 우리나라의 핵심 기반사업으로 성장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는 비단 고비용의 장치산업을 영위할 수 있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기업의 99퍼센트, 전체 고용의 88퍼센트를 책임지고 있는 생활밀착형 중소기업 육성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소기업 지원은 화학연의 오랜 전통이기도 합니다. 이미 설립 초기인 1983년부터 중소기업지원 전담부서를 설치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이전과 애로기술 해결 활동을 활발히 추진해 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도 경제적 약자에서 기술혁신 주체로 변화하였고 이 같은 환경변화에 따라 중소기업이 지역적 한계를 넘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혁신 역량 강화에 더욱 주력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2017년 준공한 KRICT 디딤돌플라자와 중소기업부설연구소 육성센터를 기반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최초로 화학 분야 유망 중소·중견기업들을 원내에 직접 입주시켜 R&D부터 사업화까지 전주기적으로 집중 지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수한 전문 인력, 기술개발 연구 노하우, 최상의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온 화학연은 이제 비비씨와의 협업을 통해 로컬 산업의 글로벌화라는 또 다른 상생 모범 사례를 일구고 있습니다. 화학연과 비비씨의 노력이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국가 균형발전의 더 큰 성공 사례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